간호사' 김희라 "병원에서 근무할때 별명이 저승사자 불리웠다/내가 있을 때 세상 등져서"(박원숙의 같이삽시다)

'같이 삽시다' 간호사 김희라 씨가 저승사자로 불렸던 일에 대해 이야기했네요.

21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이하 '같이 삽시다')에서는 자매들이 평창 주민과의 만남 프로젝트 두 번째이자 최연소 사연자를 만나는 모습이 나와요.

이날 김영란이 29세 간호사 김희라 씨를 위해 차돌명이파스타를 대접했어요.

그녀의 음식을 먹은 모두는 "너무 맛있다"라며 좋아했어요.


혜은이는 보기만 해도 이쁜 큐브 커피를 만들었고, 인증샷을 찍어 행복한 모습을 추억으로 남겼네요.

디저트를 먹던 박원숙은 희라 씨에게 서울 대형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평창으로 오게 된 이유를 물어보았어요.


희라 씨는 "저희 집이 부모님이 암 투병을 하셨다. 지금은 괜찮아지셨다"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 볼 시간을 점점 줄어가고 있고, 자주 보고 싶어서 평창으로 왔다"라고 가족들과의 추억을 쌓기 위해 평창으로 근무지를 옮겼다고 했어요.

박원숙은 "더 좋은 직장을 뿌리치고 선택한 길이 너무 궁금했다"라며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물어   보았어요.

희라 씨는 "첫 직장은 서울 병원이었다. 남부러울 게 없이 다녔다"며 "당시 30대 초반 여성이 총담관암으로 입원하셨다. 그런데 치료 불가라 기대 여명 한 달인 상황이었다"라며 터닝포인트가 됐던 환자를 떠올렸어요.

그녀는 "'선생님 몇 살이세요?'라고 그 환자가 물어보았죠.

그 환자는 30대 초반이셨는데,  그래서 제가 '24살이다'라고 '선생님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으세요. 저는 제가 이런 암에 걸릴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라며 그때 환자의 한마디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정말 많이 깨달았다고 전했어요.

그 이야기를 들은 혜은이는 "의사와 간호사라는 직업이 매일 아픈 사람만 보잖아. 그러니 마음이 많이 우울할 거 같다"라며 그녀의 상황을 공감했어요.

이에 희라 씨는 "종양내과는 특히 말기 환자가 많으시다. 슬픈 얘기지만 저승사자였다"며 "마지막을 앞둔 분들이 제가 근무할 때 사망하시더라. 그땐 진짜 우울했다"라며 누군가의 마지막을 마주하고 나서 집에 가서 엄청 울었다고 밝혀 안타깝게   만들었어요.

또, 희라 씨는 "집에 오랜만에 가서 엄마에 그 속마음을 털어놓으니 엄마가 '원래 좋은 기운이 있는 사람 곁에서 사람은 떠나간다'라고 하셨고, 그 말을 듣고 그때부터 임종을 지키는게 상처가 아닌 영광이었다"라며 생각을 바꾸게 된 것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이후 희라 씨는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누군가의 마지막을 정리했다고 덧붙였어요.

그런가 하면 박원숙은 인상 깊거나 특별한 환자가 있었는지 물어보았어요.


희라 씨는 "작년 응급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분이 폐암이셨고, 항암제를 맞으러 오셨다"며 "갑자기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60대 환자였다. 너무 고통스러워하셔서 시술 동의서 작성을 위해 보호자 호출했다. 그때, 갑자기 그분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며 아내분의 이름을 외치며 사랑한다고 하시고는 그렇게 세상을 뜨셨다"라고 말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어요.

그녀는 "저희가 처치를 빨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운명을 달리하셨다"라며 그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닦았다. 이어 환자가 죽으면 그렇게 많이 슬프냐는 물음에 희라 씨는 '제 손으로 보내 드린 환자 대부분을 기억한다"라고 말해 모두를 울컥하게 만들었어요.

홀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희라 씨에게 김영란은 머리띠, 김청은 직접 만든 다기 세트, 혜은이는 사인 CD '괜찮다'를 선물해 그녀의 인생을 응원하네요.^^